134340
헤어질 결심(2022) 본문
한 해를 마무리하는 영화로 뭘 볼까 하다가 <헤어질 결심>을 골랐다. 2022년과 헤어질 결심을 하려고.

러닝타임은 2시간 18분. 개봉했을 때 영화관에서 봤는데, 분명 놓친 게 많을 거라 다시 보기로 했다. 때마침 지난 27일?에 넷플릭스에 올라왔기 때문에... OTT에 안 올라왔으면 다시 안 봤을 것 같아...
아래 접은 글은 1회차 보고 블로그에 일기 썼던 거에서 일부 뜯어왔다.
(2022. 07. 09)
7일에 헤어질 결심을 보고 왔다. 왜 이제야 후기를 쓰냐면 귀찮아서...
박찬욱 감독이 상업영화를 만들었다고 해서 (전혀 믿지 않으면서도) 궁금해서 보러가기로 했다. 트위터에서는 헤결로 한창 난리이기도 하고 마침 보겠다는 동지들이 있어서 오랜만에 자발적으로 영화관에 가게 됐다.
사실 다음주쯤에 천천히 볼 생각이었는데 흥행을 못한 관계로 급하게 보러가게 됐다. 영화관에서 내려가면 안되니까... 영화 시간표가 아침 9시 아니면 밤 23시... 이러는데... 다같이 보려면 낮에 봐야할 테니까. 그래서 친구 A는 빠지고 나머지 5명이서 보기로 했다.
어쩐 일로 박감독이 15세를 찍었나 했는데 확실히 순한 맛인 느낌이었다. 의외로 웃음 포인트들이 있고. 그러나 천만을 찍기에는 너무 마이너 예술영화 감성이었다. 근데 잘 만들었다! 전 작들보다는 훨씬 잘 만들었다고 느꼈음... 물론 나는 딱 4개만 봤지만... 그리고 박찬욱의 취향은 참 일관적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도 어둡고 질척한 감정의 소용돌이... 어쩐지 박찬욱 영화에서는 냉미인 여자가 꼭 사람을 죽이는 것 같다ㅋㅋ
서래가 헤어질 결심을 하려고요 하는 대사 좋았다. 박찬욱이 '사랑에는 결심이 필요하지 않지만, 헤어지는 데에는 결심이 필요하다'라는 인터뷰를 했다는 트윗을 봤어서 그 장면에서 좀더 감명받았던 것 같다. 하... 이런 거 그만 좋아해야 하는데. 서래가 전하고 싶은 말이 번역기로 흘러나오는 연출도 좋았고, "그 친절한 형사의 심장을 가져다 주세요"하는 문장도 좋았다. 두 주인공의 간극이 사용하는 언어에서부터 드러나니까.
다들 보고 나와서 정신병 걸릴 것 같다고 매도했지만... 인정하지만... 결론적으로 나는 좋았다... 그전 작들은 다시 볼 마음이 들지 않았다면 이번에는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1회차에서 놓친 부분들도 많을 것 같고. 그렇지만 만천원 주고 또 보기엔 비싸니까 시간이 지나고 ott에 들어올 때쯤 되면 그때 볼 것 같다. 친구 B도 나와 비슷하게 감명깊게 본 것 같던데 언젠가 얘가 꼭... 스토커를 봤으면 좋겠다... 나는 스토커가 박찬욱의 정수. 진짜 변태영화.라고 생각함. 본 직후엔 으으 이게 뭐야 했는데 자꾸 생각나고 1년쯤 지나니까 다시 볼까 하는 생각도 들고 있으니까...
(그리고 얼마 안 지나서 진짜 스토커 다시 봤음. 날짜는 기억이 안 나지만.)
-여기서부터 2회차 후기-
1회차... 사실 영화관에 지각을 좀 했었다...
10분은 광고하겠지 싶었는데 하필 얄짤없이 상영시작하는 곳이었음. 그래서 초반 10분 정도는 오늘 처음 봤다.
근데 시작부터 정안이 초밥얘기를 하는 거다... 여기서부터 놀랐다. 서래한테는 초밥 먹였잖아 아내한테는 안 그랬으면서... 이것부터 보고 시작하니까 새삼 해준이 서래에게 푹 빠져있다는 게 눈에 너무 선명하게 들어왔다. 1회차때는 '에 어쩐지 미묘한 분위기네~'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다시 보니 해준은... 시선이 서래한테만 꽂혀있다ㅠㅠ 서래한테 첫눈에 반했었구나... 못 알아보는 사람이 이상한 거구나... 너무 노골적이라서 심장이 조마조마했다. 수완이 난리난리 친 이유도 알 것만 같음... 아무래도 내가 로맨스 기류를 잘 못 읽는 것 같다. 2회차 해야만 보이는 것들... ㅋ 서래가 해준에게 뱉는 말들은 대부분 서래가 보던 TV 드라마 대사에서 가져왔다는 것도 이제 알았다.
막상 페이지 켜놓고 쓰려고 하니까 또 못 쓰겠네... 추상적인 감상을 구체적인 문장으로 만드는 건 늘 어렵다.
1회차 후기랑 겹치는 거 제외하고 기억에 남는 장면 나열이나 해보겠다.
1. 해준 코트에서 립밤 잘만 꺼내 쓰는 서래와 달리 물티슈 한참 찾는 정안
2. 해준이 피 싫어하니까 청소하는 서래(진짜 말도 안 되는듯)
3. 서래의 옆모습을 닮은 바닷가(트위터에서 관련 트윗을 봤어서 이때 유심히 쳐다봄)
4. 서래의 숨소리에 맞춰 잠드는 해준 / 이후에 재회했을 때 차 안이었나 요때도 서로 숨소리 맞추는 것 같던데... 좋았다
5. 해준의 풀린 신발끈 <엔딩씬에서 또 나오는 거 보고 박수침
찬욱팍은 신발이라는 소재를 정말정말 좋아하는 것 같다... 일단 내가 본 모든 같감독 영화(아가씨/박쥐/친절한 금자씨/스토커)에 등장하는 것 같은데?! 신발이라는 건 애정을 의미하는구나. 하긴 사랑하지도 않는 사람 신발끈 풀렸는지 안 풀렸는지 알 게 뭐람. 애정을 가지면 보이는 것들이란...
잠들 때 곁을 내주는 것도... 사람이 가장 무방비할 때가 잘 때 아닌가?! 그걸 허락한다는 건 사랑이거나 신뢰이거나... 아무튼 사랑이 느껴졌다. 서래가 곁에 있으니까 간만에 푹 잠드는 해준<...
또 좋았던 건 -1회차 일기에서 썼듯이- 두 사람 국적이 다르니 소통에 있어 지연이 생긴다는 점... 해준은 중국어를 할 줄 모르고 서래는 한국어가 서투니 서로가 전하고 싶은 말을 온전히 이해하는 데 잠시 틈이 생기는 게 좋다. 사용하는 언어에서부터 엇갈린다는 게 재밌지 않나... 스토리도 계속 엇갈리니까. 그리고 영화가 전체적으로 이전에 나왔던 대사 장면 연출이 반복되는데 그것도 좋았음... 난 오타쿠라서 수미상관에 약하다.
1회차는 좀 감정적으로 힘들게 봐서 길게 느껴졌었는데 모든 걸 다 아는 상태로 다시 보니까 그렇지 않더라. 그냥 재밌었다. 언젠가 흐릿해지면 3회차를 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대여해둔 각본집이나 읽어야겠다.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트라이건 & 맥시멈 & 스탬피드 (0) | 2023.06.27 |
|---|---|
| 티탄(2021) (0) | 2023.06.04 |
| 스타워즈 타래 백업 (0) | 2022.11.24 |
| 만달로리안스타워즈456123로그원보바펫 (0) | 2022.10.07 |
|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0) | 2022.04.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