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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MS] 主客顚倒 본문
260722 시고미세 60분 전력 '주객전도'를 주제로 쓴 글입니다.
도르네도 시점. 짧습니다. (1536자)
주인공의 성별은 정해두지 않았으니 원하시는 대로 상상해 주세요.
모든 일의 시작은 자료조사다.
정보상을 신뢰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나는 늘 서류상의 정보를 그대로 믿기보다는 직접 확인하는 것을 선호했다. 이번에 볼일이 있는 녀석들은 ‘워커스 하이’를 자주 찾는다고 했다. 가게의 정보를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꽤 평판이 좋은 가게였다. 뒷골목에서 한가락 한다는 치들도 점장의 요리 앞에서는 가게 출입 금지를 면하기 위해 얌전해진다더라. 그 후기를 읽고는 그게 과연 진실일지, 아니면 많은 온라인 글이 그렇듯 과장일지 궁금했다. 마침 만족스러운 식사를 한 지도 꽤 된 차였다.
가게에 들어서자, 녀석들이 보였다. 문제는 녀석들 말고도 많은 사람이 있었다. 이만큼 붐비는 곳에 온 것이 대체 얼마 만인지. 나와는 어울리지 않는 풍경이었다. 운 좋게도 표적과 이웃한 자리에 앉은 인물은 일행이 없었다. 나는 점장부터 찾았다. 점장이 협조적이었기에 치안유지 조직의 이름을 빌려 그의 앞에 앉는 것은 간단했다. 운이 계속 따랐다. 평화로운 저녁을 기대했을 그에게는 안된 일일지도 몰랐다. 구태여 문제를 일으킬 생각은 없어도, 일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알 수 없는 것이니까.
적당히 대화 주제를 던지면서도 내 시선은 계속 뒤에 앉은 이들에게 향했다. 헬멧을 착용하면 이 점이 편리했다. 타인을 관찰하기 쉽고, 타인이 나를 관찰하기는 어렵다. 어찌 보면 그를 이용하는 것과 다름없으니, 그 값은 그의 식사까지 사는 것으로 치르기로 했다. 이 일을 하다 보면 버릇처럼 계산이 철저해진다.
그가 메뉴판을 들여다보다가 점원을 부르는 사이에도 나는 뒤에 앉은 녀석들의 대화에 귀 기울이고 있었다. 그래서였을까. 이윽고 등장한 디저트 세트에는 헛웃음이 나왔다. 이름이 뭐였더라, ‘스위트 나이트 세트’. 뭐든 좋으니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르라고는 했지만, 이런 것이 나올 줄은 예상하지는 못했다. 어쨌든 새로움은 지루한 것보다는 훨씬 나았다. 잠시 그가 먹는 순서를 지켜보다 따라 했다. 그때 그건 그렇게 먹어야 했던 건가. 내 말에 그가 웃었다.
돌아갈 시간쯤에는 어쩐지 이름을 알려주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신분을 밝히다니, 그런 비논리적인 충동에 휩싸이는 건 드문 일이었다. 나 자신도 놀랄 만큼 그 저녁을 즐기고 있었다는 증거. 드물다는 것은 곧 흥미로운 것이었다. 그러니 한 번 걸어보기로 했다. 변덕이거나 혹은 운명이거나. 어쨌든 둘 중 하나일 테니까. 도르네도, 그게 내 이름이다. 또 언젠가 기회가 되면 대접하겠어. 그리 내뱉으면서도 진정 그 기회가 올지는 나 역시 알 수 없었다. 그의 일상을 방해할 마음은 없는 만큼 먼저 일어나기로 했다.
다음 날, 녀석들을 손쉽게 처리하고는 저녁 식사를 할 겸 다시 그 가게로 향했다. 동전의 앞뒷면을 확인할 때였다. 가게에 그가 또 있다면 운명이고, 없다면 그 감은 그저 변덕일 테다. 출입문을 밀어 열자 경쾌한 종소리가 났다. 오래 둘러볼 필요도 없었다. 어제와 같은 자리에 그가 있었다. 웃음이 나왔다. 아, 거기 앉은 게 너였나? 그 이후부터는 일사천리였다.
그날 저녁에는 그의 이름을 물었다. 그래, 새로운 목표를 찾았으니까. 모든 일의 시작은 자료조사다.
주객전도라는 주제를 보자마자 아 이거 완전 도르네도인데... 하고 홀린 듯 쓰게 됐네요.
도르네도 루트 내용은 이런데:
- 1일차: 주인공 뒤에 앉은 녀석들에게 볼일이 있었음
- 2일차: 걔네 쓱싹하고 피 묻은 채로 옴
- 3일차: 그 사실을 고백함
목적이 따로 있었으니 처음에는 주인공에게 별 관심이 없지 않았을까? 에서 시작된 글입니다. 주인공이 목적이었던 오루니와의 차이점이기도 하네요. 식사를 끝마치고서야 이름을 알려준 게 걸렸어요. 보통은 통성명부터 하고 시작할 텐데…
직업 특성상 이름을 쉽게 밝히는 편이 아닐 것 같음 + 정말로 주인공을 배려해서 깊게 엮이지 않을 생각이었으려나 싶었습니다. 위험인물인 자신과 엮여서 좋을 게 없으니까요. 저녁 시간을 나 같은 게 방해해서 미안하다, 이런 대사도 그렇고… 한데 주인공 이름을 이틀차에야 물어본 건 이제 적극적으로 엮여보겠다! 는 뜻이 아니었을까 싶었습니다. 주객전도의 시작이요.
EX에도 스스로가 악인 건 인지하고 있지만, 관련없는 이들을 끌어들이려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흥미를 끈 상대는 놔주지 않는다...는 설명이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걸 60분 안에 잘 비벼보려고 애썼습니다. 이 부연설명 없이 본문만으로도 충분히 전해졌다면 좋을 텐데요. 사족이 길어지면 그건 전달에 실패한 글이니ㅠ.ㅠ 모쪼록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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